세월호 참사 당일, 박근혜 대통령이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로 출발하기 전 머리 손질을 한 것으로 확인됐다. (사진제공=KBS 뉴스) |
6일 한겨레와 SBS 뉴스 등에 따르면 서울 강남구 청담동의 한 미용실을 운영하는 정 모(55) 원장은 세월호 참사 당일 정오쯤 청와대로부터 '대통령 머리를 손질해야 하니 급히 들어오라'는 연락을 받았다. 10년 넘게 박 대통령의 전속 미용사로 일해온 미용실 원장 정 모 씨는 매일 아침 박 대통령의 머리 손질을 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정 원장은 1시간가량 승용차로 이동해 청와대 관저에 들어갔으며, 박 대통령 특유의 '올림머리'를 하는데, 시간을 썼다. 청와대의 이런 호출은 예정에 없던 것이었고, 정 원장과 해당 미용실 직원들은 이날 오후 예약돼 있던 손님을 모두 취소해야 했다.
박 대통령의 '올림머리'는 과거 영부인이자 박 대통령의 어머니인 고 육영수 씨를 연상시키는 머리 형태를 말한다. 최소 10개 이상의 머리핀을 통해 위쪽으로 올려 둥근 모양을 만드는 것으로, 화장까지 포함하면 최소 한 시간 반 이상이 걸린다고 알려졌다.
세월호 참사 당시 박 대통령은 이미 국가안보실로부터 '315명의 미구조 인원들이 실종 또는 선체 잔류 가능성이 크다'는 보고를 전화로 받았음에도 별다른 주문을 하지 않았고 정 원장은 평소와 다름없이 머리를 손질한 것으로 전해졌다.
박 대통령이 올림머리를 한 시간은 오후 1시∼3시 사이인 것으로 알려졌으나, 정확한 시각은 확인되지 않고 있다. 한겨레는 당시 상황을 아는 관계자의 말을 인용해 "이날도 평소와 다름없이 머리를 손질하는 데 90분가량이 걸린 것으로 안다"고 보도했다.
전속 미용사가 당일 아침에 평소처럼 대통령의 머리를 손질했는데 오후에 다시 불려 들어가 대통령의 머리를 재난 상황에 맞게 다시 손질했다는 의혹이다.
세월호 참사 당일, 박근혜 대통령이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로 출발하기 전 머리 손질을 한 것으로 확인됐다. (사진제공=KBS 뉴스) |
한편 청와대는 세월호가 침몰했을 당시 박 대통령이 청와대로 미용사를 불러 머리 손질을 하느라 90분 이상을 허비했다는 의혹과 관련해 미용사들에게 확인한 결과 머리 손질에 든 시간은 20여 분이라며 의혹을 부인했다.
청와대는 '세월호 사고 당일의 의혹 제기와 관련한 참고자료'를 통해 "세월호 당일의 대통령 행적과 관련해 연애설, 굿판 설, 성형 시술설 등이 근거 없는 의혹으로 밝혀지자 이제는 1시간 반 동안 머리 손질을 했다는 터무니없는 의혹 제기까지 등장했다"며 이같이 밝혔다.
이어 "청와대에서는 대통령의 머리 손질과 메이크업을 위해 총무비서관실 소속으로 2명을 계약직으로 채용하고 있다"며 "이들은 출입증을 발급받아 거의 매일 출입하고 있으며 대부분은 2명이 함께 다닌다"고 설명했다.
특히, 세월호 참사 당일 오후 1시에서 3시 사이에 올림머리를 한 것으로 보인다는 보도 내용에 대해선 "당일 출입 기록에 따르면 미용사들이 오후 3시 20분경부터 약 1시간가량 청와대에 머문 것으로 확인된다"며 사실과 다르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세월호 당일 대통령은 오후 3시에 중대본 방문 지시를 내렸고, 경호가 출동준비를 하는 동안 서면보고를 받으며 머리 손질을 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