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검팀이 27일 삼성합병 과정에서 국민연금이 찬성하도록 압력을 행사한 혐의를 받는 문형표 전 보건복지부 장관을 불러 조사하고 있다. (사진제공=KBS) |
문 전 장관은 이날 오전 9시 30분쯤 서울 강남구 대치동 특검 사무실에 출석했다. 그는 '청와대의 지시를 받았느냐?', '삼성과 사전 접촉이 있었느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특검에서 말씀드리겠다" 고 답했다.
또 '삼성 합병 찬성을 지시한 뒤에 국민연금공단 이사장이 됐다는 얘기를 어떻게 생각하느냐?'는 질문에는 "말이 안 되는 얘기"라며 부인했다.
특검팀은 삼성합병 찬성 의혹과 관련해 27일 오후, 안종범 전 수석과 홍완선 국민연금공단 기금운용본부 본부장을 소환할 방침이다. 다만 이날 오후에 소환 예정이었던 최순실은 불출석 사유서를 제출함에 따라 조사는 사실상 불가능하게 됐다. (사진제공=KBS) |
특검팀은 청와대가 보건복지부와 국민연금을 통해 삼성 합병을 지원하고, 이 대가로 삼성이 최순실 씨 측에 수십억 원을 지원한 것으로 보고 '뇌물' 혐의를 밝히는 데 수사력을 집중하고 있다.
특검팀은 이날 오후 2시 홍완선 전 국민연금 기금운용본부장을 업무상 배임 혐의의 피의자로 다시 소환해 조사한다. 앞서 특검팀은 지난 21일 정부세종청사 내 보건복지부 연금정책국장실과 서울 강남구에 있는 국민연금 기금운용본부 등을 압수 수색을 하고 관련 자료를 확보했다.
특검팀이 국민연금의 삼성 합병 찬성 배경에 청와대가 관여한 것을 규명하면, 박근혜 대통령의 제삼자 뇌물수수 혐의는 더욱 구체화할 것으로 보인다. (사진제공=KBS) |
안 전 수석은 건강상의 이유로 조사에 응하기 어렵다며 불출석 사유서를 제출했지만, 특검 측은 안 전 수석에게 오후 출석을 요구한 상태다.
지난 주말 특검에 나와 조사를 받은 최순실도 이날 오후 다시 소환돼 조사를 받을 예정이었지만, 역시 건강상의 이유로 불출석 사유서를 제출해 조사가 무산됐다.
특검은 최 씨를 통해 박근혜 대통령이 삼성의 민원을 전달받고, 국민연금이 찬성하도록 지시하는 대가로 최 씨 측에 지원하도록 한 것이 아니냐고 의심하고 있다.
이 과정에 안 전 수석도 개입해 문 전 장관과 홍 전 본부장에게 청와대의 지시를 전달한 것으로 특검은 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