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검은 24일 오전, 문화계 블랙리스트를 작성·주도한 혐의로 구속된 김기춘 전 청와대 비서실장을 소환해 조사하고 있다. (사진제공=KBS) |
수의가 아닌 검은색 정장 차림으로 출석한 김 전 실장은 '유진룡 전 장관 얘기로는 직접 지시했다는데 인정하는가?', '블랙리스트를 박 대통령에게 보고했느냐?'는 취재진의 질문에 아무런 답변도 하지 않고 곧장 조사실로 향했다.
최순실의 측근이자 '문화계 황태자'로 불린 차은택 광고감독도 김 전 실장과 같은 시간 특검에 나왔다.
특검은 김 전 실장을 상대로 박근혜 대통령이 블랙리스트 작성·관리를 지시했거나 관여했는지, 실무진의 보고를 승인하거나 묵인·방조한 것은 아닌지 등을 조사하고 있다.
또한, 김 전 실장이 재직 시절 친정부 성향의 보수단체들에 대한 자금 지원을 지시한 정황도 포착한 것으로 전해졌다.
특검팀은 블랙리스트 의혹을 수사하는 과정에서 김 전 실장이 지난 2013년 말부터 2014년 초 사이 보수단체들에 대한 자금 지원 방안을 마련하라는 지시를 박준우 당시 청와대 정무수석에게 내린 정황을 파악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 전 실장의 지시에 따라 정무수석실은 전국경제인연합회에 보수단체들에 대한 자금 지원을 요청했고, 전경련은 일부 지원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현 정부 초대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을 지낸 유진룡 전 장관은 지난 23일 참고인 신분으로 특검에 출석하며 "블랙리스트는 실제 있었고 김기춘 씨가 이를 주도했다"고 거듭 주장했다.
한편 특검은 이날 오후 2시 블랙리스트 의혹의 또 다른 관여자로 지목된 조윤선 전 문체부 장관을 불러 조사한다.